도동항과 저동항은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자 울릉도의 대표 포구다. 이 포구에 들어서면 바다의 짠내음과는 조금 다른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오징어 냄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는 살오징어, 갑오징어, 한치오징어 등 약 60여 종의 오징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우리가 흔히 오징어라 지칭하는 것은 살오징어다. 오징어는 난류성 연체동물로서 바다가 따뜻해지는 초여름 들어 우리나라 근해에 붙기 시작한다. 때문에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가장 많이 잡힌다. 최근에는 해수의 온도 변화 등으로 서해, 남해에서도 많이 잡히는 편이지만 동해에서 잡히는 오징어의 명성은 따라갈 수 없다.
울릉도 오징어잡이의 시작
울릉도 저동항에 밤사이 어획을 마치고 돌아온 오징어잡이 배가 정박해 있다.
울릉도 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수역인데다 수산자원과 어획량이 풍부하여 고기잡이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어업을 해왔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지역 사람들이 고기잡이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오면서부터다. 일제강점기에도 대부분의 어업은 일본인들에 의해 이뤄져, 울릉 지역에 거주하던 대다수의 주민은 구릉지에서 옥수수나 감자 등을 경작하며 생활했다. 이 같은 농업 생활은 해방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며, 어업이라 해봐야 농번기가 아닌 시기에 꽁치잡이와 오징어잡이를 간간이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오징어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어구의 현대화가 가속화된 후의 일이니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울릉도의 효자 '건오징어'
울릉도 오징어는 항구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건조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선도가 뛰어나다.
울릉도 오징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건오징어이다. 울릉도 건오징어는 울릉 지역의 적당한 기후와 햇볕 속에서 오염되지 않은 바닷바람을 이용해 말리기 때문에, 그 맛과 향이 다른 지역의 건오징어에 비해 뛰어나다. 오징어는 잡은 뒤 하루나 이틀만 지나도 나쁜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트리메탈아민이 생성되어 맛과 향이 저하된다.
그러나 울릉도산 오징어는 항구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건조 작업이 재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선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울릉도 오징어는 청정 지역에서 어획되기 때문에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한류를 따라 오는 오징어 떼가 울릉 앞바다에 도착할 무렵이 되면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에 육질이 두텁다.
울릉 지역에서 만든 건오징어는 귀 부위에 구멍을 뚫어 덕대에 거는 것이 특징이다.
울릉 지역에서 만든 건오징어는 귀 부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는 오징어의 귀 부위를 뚫어서 덕대에 걸어서 말리기 때문이다. 오징어의 성어기에는 도동항과 저동항을 중심으로 수천수만 마리의 오징어가 덕대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장관이 따로 없다.
울릉 지역에서 난 건오징어는 건조를 해도 맛이 짜거나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징어 본래의 쫄깃함과 은은한 뒷맛까지 느낄 수 있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난 오징어보다 가격도 조금 더 비싼 편이다. 하지만 비싼 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두터운 육질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전국 각지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울릉도 오징어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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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내장탕과 오징어 회 등 오징어를 활용한 별미가 다양하다.한편, 울릉도산 오징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먼저 오징어 내장을 이용해 만든 오징어내장탕은 동해안 지역의 별미다. 오징어 내장의 흰 부분을 깨끗이 손질하여 물기가 빠지도록 건져놓고 호박잎과 풋고추 등 야채를 썰어 넣어 팔팔 끓여 만든다. 싱싱한 오징어를 자리에서 바로 회 떠 초장에 찍어 먹는 오징어회도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도 오징어의 내장을 빼낸 배 안에 돼지고기와 찹쌀, 채소, 양념 등을 넣고 찐 오징어순대와 오징어를 내장까지 있는 그대로 쪄서 먹는 오징어 찜 등 울릉도산 오징어를 활용한 요리는 무궁무진하니, 한 번쯤 동해안으로 오징어 음식 투어를 떠나볼 만하지 않겠는가!
쫄깃쫄깃한 식감은 물론 두터운 육질과 고소한 맛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는 울릉도 건오징어! 청정 바닷바람으로 말려 풍미가 좋거니와 영양도 풍부하다고 해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1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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